
2020년대 한국 드라마는 OTT 플랫폼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송 3사와 주요 케이블 채널이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tvN, SBS, JTBC는 각기 다른 색깔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켰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방송사가 2020년대에 보여준 드라마 트렌드와 대표작을 중심으로, 그 특징과 차별화를 살펴봅니다.
tvN – 실험적 스토리텔링과 감성의 균형
tvN은 2020년대에도 ‘트렌드 선도형 방송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나의 해방일지> 등은 tvN 특유의 감성적 서사와 세련된 연출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 방송사는 “일상 속 철학”과 “인물 중심 서사”를 강점으로 삼으며,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인간 내면 탐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tvN의 작품들은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과 감정선의 디테일로 시청자에게 깊은 공감을 줍니다. 예를 들어 <나의 아저씨>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나의 해방일지>는 공허함과 해방의 의미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많은 사람들의 ‘인생드라마’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는 의료 드라마의 장르적 한계를 깨고, 인간관계와 성장의 서사에 집중하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tvN은 “감성”과 “현실성”의 교차점에 서 있으며, 그 덕분에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OTT 중심의 시장 속에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이 “tvN 스타일”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SBS – 장르물의 강자, 대중성과 흥행력을 모두 잡다
SBS는 2020년대 들어서도 ‘상업성과 엔터테인먼트 감각’이 뛰어난 방송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 <모범택시>, <스토브리그>, <펜트하우스>, <낭만닥터 김사부 3> 등이 있습니다. 이들 드라마는 공통적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와 극적인 서사, 그리고 명확한 메시지를 지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SBS는 사회 문제를 드라마적으로 각색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구단의 내부 이야기를 통해 조직문화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려냈고, <모범택시>는 법이 처리하지 못한 악을 응징하는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또한 <펜트하우스>는 막장극의 전형을 완전히 재정의하며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SBS는 언제나 ‘자극적이지만 통쾌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시청률을 견인하는 전략을 펼칩니다. OTT에서는 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재미와 캐릭터 중심의 극적 구조가 SBS만의 경쟁력입니다. 결국 SBS는 2020년대에도 시청률 흥행의 절대 강자로 자리하며, 엔터테인먼트 중심 방송사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JTBC – 현실 공감과 사회적 메시지의 중심
JTBC는 2020년대에 들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방송사 중 하나입니다.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재벌집 막내아들>, <킹더랜드> 등은 OTT 시장에서도 화제가 되며 높은 글로벌 인기를 기록했습니다. JTBC의 드라마는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태원 클라쓰>는 청년 창업과 불평등 문제를, <부부의 세계>는 관계의 이면과 인간의 본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한국 재벌 구조를 비판적으로 그리며 사회적 담론을 촉발시켰습니다. JTBC의 장점은 “대중성과 비판성의 균형”에 있습니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모순을 예리하게 짚어내며,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또, JTBC는 젊은 제작진의 참여로 새로운 연출 실험을 활발히 시도하며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JTBC는 사회적 이슈를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능력 덕분에, 2020년대 ‘가장 공감되는 드라마’를 만든 방송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tvN, SBS, JTBC는 2020년대 한국 드라마 산업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며 콘텐츠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tvN은 감성 중심의 인물 서사로, SBS는 흥행 중심의 장르물로, JTBC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메시지 드라마로 각각의 영역을 확립했습니다. 이들의 차별화된 노선은 한국 드라마가 단일한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시청자층을 만족시키는 이유가 됩니다. 앞으로도 방송 3사는 OTT 시대 속에서도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더 넓은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을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