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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18어게인 인물분석 (홍대영, 정다정, 자녀)

by haru-haru02 2025. 12. 7.

18어게인

JTBC 드라마 ‘18어게인’은 가족 간의 소통 단절, 중년의 후회, 청춘의 선택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시간 회귀라는 판타지 설정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단순한 회귀물이 아니라, 각 인물의 감정 변화와 성장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함으로써 깊은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죠. 특히 주인공 홍대영, 그의 아내 정다정, 그리고 쌍둥이 자녀 홍시아와 홍지호의 캐릭터는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드라마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네 인물을 중심으로 각각의 심리와 변화 과정을 분석하고, 그들이 어떻게 다시 가족의 의미를 회복해가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홍대영: 후회에서 성장으로 나아간 아버지

홍대영은 서른일곱의 평범한 가장으로 등장합니다. 젊은 시절 농구 유망주였던 그는 연인 정다정과의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인해 운동을 포기하고, 가장의 길을 택했습니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회사에선 무시당하고, 자녀들과는 점점 멀어지며, 부부 관계도 소원해져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됩니다. 이처럼 그는 사회적·정서적 실패자로 전락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홍대영은 기적적으로 18살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게 되고, '고우영'이라는 이름으로 아들과 딸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진정한 가장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됩니다. 특히 자녀들의 고민을 가까이서 목격하고, 아내 정다정의 숨겨진 고통을 알게 되면서 그는 과거의 자신이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고우영’은 단지 젊어진 아버지가 아니라, 과거를 되짚고 진심으로 가족을 다시 이해해가는 상징입니다. 과거의 자신과 싸우고, 감정적으로 미성숙했던 부분을 깨달으며, 그는 진짜 어른으로 거듭납니다. 특히 자녀들과 친구처럼 지내며 신뢰를 쌓고, 정다정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족을 대하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의 변화는 단순한 회귀의 결과가 아니라, 내면적 성찰과 노력을 통한 진정한 성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다정: 가정과 꿈 사이에서 자신을 지켜낸 여성

정다정은 '18어게인'에서 가장 현실적인 감정선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청춘을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그녀는 오랜 시간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 속에 자신을 묻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초반 그녀는 이혼을 선택합니다. 이는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더 이상 무너질 수 없는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선택이었습니다. 이혼 이후에도 정다정은 아나운서라는 오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합니다. 고된 육아와 생계 문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마이크 앞에 서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여성 시청자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그녀는 ‘이혼녀’, ‘엄마’, ‘중년 여성’이라는 다양한 사회적 시선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정다정의 매력은 단순히 강한 여성상이 아닙니다. 그녀는 여전히 상처받고, 흔들리며,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적인 인물입니다. 젊어진 남편 ‘고우영’에게 점점 마음이 끌리면서도, 그것이 감정인지 동정인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매우 현실적이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는 상대방의 외모가 아니라, 진심과 행동을 통해 마음을 열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홍대영의 변화된 진심을 다시 받아들이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정다정은 드라마 속에서 ‘가족을 위해 희생한 여성’이라는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기 삶을 지켜낸 사람’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현실 속의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홍시아와 홍지호: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의 연결고리

쌍둥이 자녀 홍시아와 홍지호는 10대 캐릭터로서 단순한 조연이 아닌, 스토리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부모의 이혼이라는 큰 사건을 겪고, 동시에 자신의 삶에서도 다양한 문제를 마주합니다. 이들의 성장과 갈등은 청소년 시청자뿐 아니라, 부모 세대에게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홍시아는 겉보기엔 자신감 넘치는 외향적인 학생이지만, 사실은 교내 따돌림과 성희롱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SNS 영상 유출 사건은 그녀가 여학생으로서 겪는 불안과 분노, 수치심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고우영’이라는 인물(사실은 아버지)의 조언과 위로를 통해 점차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당당히 맞서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반면 홍지호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소년입니다. 그는 학교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으며, 아버지의 관심 부족 속에서 자존감이 낮아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우영’과의 농구 연습을 통해 자신에게도 잠재된 능력과 매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 있게 표현하며, 점차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합니다. 홍시아와 지호는 부모의 갈등을 감내하면서도, 동시에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이겨내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기의 혼란과 감정을 진지하게 조명하며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이처럼 자녀들의 내면 서사 역시 ‘18어게인’의 주요 감정선 중 하나로, 가족 전체의 변화와 회복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18어게인’은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는 판타지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후회, 오해, 소외, 상처를 통해 깨닫게 되는 가족 간의 소중함과, 변화를 향한 용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회복의 드라마’입니다. 홍대영은 후회를 통해 변화하고, 정다정은 자신을 지켜내며 성장하며, 자녀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성숙해집니다. 이처럼 각 인물의 입체적인 감정 변화와 성장 서사는 시청자에게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다시 돌아간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는, ‘지금이라도 진심을 전한다면 관계는 회복될 수 있다’는 따뜻한 응답을 제시합니다. 그렇기에 ‘18어게인’은 시간여행을 넘어, 가족과 삶에 대한 진심 어린 성찰을 담아낸 수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