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셀러브리티’는 화려한 SNS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이자 사회비판 드라마로, 디지털 시대 인플루언서의 이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단순한 흥미 요소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SNS가 인간관계, 자아정체성, 사회적 위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 있으며, 그 속에 숨은 비판 포인트는 콘텐츠 기획자나 대중문화 분석자들에게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 ‘셀러브리티’가 보여주는 SNS 문화의 그림자와 비판적 메시지를 3가지 핵심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과시와 허상의 세계 - SNS 자본주의 비판
‘셀러브리티’는 극 초반부터 명확하게 SNS 세계의 허상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서아리는 평범한 삶을 살던 인물로, 우연히 인플루언서 세계에 들어서며 자신의 일상, 패션, 인간관계 등을 모두 콘텐츠화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비판 포인트는 SNS가 만들어내는 ‘가짜 삶’에 대한 문제입니다. 극 중 등장하는 셀러브리티 계정들은 화려한 라이프스타일, 명품 소비, 파티, 여행 등으로 팔로워를 늘리며 상업적 성공을 노립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짜 협찬, 연출된 이벤트, 허위 관계가 존재하고, 이를 통해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한 끊임없는 연기와 경쟁이 벌어집니다. 이는 우리가 현실에서도 접하는 SNS 과시 문화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김이령 작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소셜미디어가 자본과 연결된 감시 체계가 되었음을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팔로워 수는 곧 영향력이고, 그것은 협찬과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SNS는 더 이상 개인의 일상을 나누는 도구가 아니라 자본주의적 무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청소년과 청년 세대가 자신을 꾸미고 비교하며 피로감을 느끼는 원인이 되며, ‘셀러브리티’는 이 지점을 날카롭게 조명합니다.
팔로워의 폭력성 - 군중 심리와 익명성의 그림자
‘셀러브리티’가 비판하는 두 번째 핵심은 팔로워 군중의 비인격성과 익명성의 폭력성입니다. 극 중 SNS에서 단숨에 주목받게 된 서아리는 갑작스러운 루머와 악플, 협박 메시지에 휘말리며 심리적으로 무너집니다. 이 장면들은 현실에서 수많은 인플루언서, 셀럽, 일반 사용자들이 겪는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의 실제 모습을 반영합니다. SNS는 소통의 도구이자 여론의 장으로 기능하지만, 동시에 익명성과 다수성에 기대어 무책임한 비난을 가능하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셀러브리티'는 한 개인을 영웅으로 만들기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기도 하는 팔로워 집단의 힘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군중의 심리는 '온라인 재판'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인격을 파괴하기까지 하며, 사용자는 점점 더 ‘보여지는 존재’가 되기를 강요받습니다. SNS 속 ‘좋아요’와 ‘공유’는 인간의 존엄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이는 결국 온라인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조작하거나 검열하게 만듭니다. 드라마는 이러한 상황을 통해 SNS 공간에서 ‘정의’와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군중의 시선이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비판합니다.
자아의 상실 - SNS 중독과 정체성 왜곡
세 번째 비판 포인트는 SNS를 통한 자아 정체성의 왜곡입니다. 서아리는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에 깊이 빠져들면서 점차 자신의 본모습과 욕망을 혼동하게 됩니다. 실제 자아와 온라인 자아 사이의 괴리가 커질수록, 그녀는 현실 속 인간관계에서 고립되고, 감정 표현도 왜곡되며, 결국 정체성 자체가 불안정해집니다. ‘셀러브리티’는 이러한 변화를 시청자가 피부로 느끼게 만들며, SNS 중독이 단순한 취미가 아닌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과 외로움의 반영이라는 사실을 조명합니다. 작중 등장인물들 대부분은 ‘보여주기 위한 존재’로 변모하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SNS 사용자가 겪는 심리적 압박과 일치합니다. 또한, 드라마는 ‘진짜 나’를 찾으려는 시도조차 SNS를 통해 이뤄지는 자기 연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비판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더 나아 보이기 위한 ‘자기 마케팅’의 틀 안에서 자아를 잃고 방황하게 되는 인물들은 현실 속 SNS 사용자들에게 큰 공감과 경각심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단순히 극적 장치로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 정체성 혼란, 심리적 소진 등 다양한 사회학적 주제를 건드리며, 콘텐츠의 사회적 의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는 SNS의 이면을 깊이 있게 파헤치며, 과시, 군중 심리, 자아 왜곡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사회적 비판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현대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하며, 시청자 스스로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관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작품입니다. SNS를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한 번쯤은 마주해야 할 현실을 제시한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